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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소비자뉴스] 간암·담도암 환자에게 '중입자 암치료'가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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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구소소장
댓글 0건 조회 139회 작성일 26-04-10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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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6.04.08

김은지 기자 

일본 군마대학병원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은 간암 환자의 경우 2년 국소 제어율이 92.3%였으며, QST의 임상연구에서는 5년 국소 제어율이 81%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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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을 받는 순간, 환자와 가족들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충격에 빠진다. 그 충격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수술, 항암, 방사선이라는 낯선 용어들이 쏟아지고, 선택의 기로에 서야 한다. 특히 간암과 담도암은 그 특성상 진단 시점에 이미 수술이 어렵거나, 간 기능 저하로 인해 치료 선택지가 극히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와 보호자의 막막함은 더욱 크다.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간은 자체적으로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거의 없어서,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담도 역시 마찬가지다. 황달이나 복부 불편감 같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수술적 접근이 쉽지 않은 단계인 경우가 적지 않다. 간세포암종은 조기에 발견되기 어렵고, 수술적 절제나 국소 치료 이후에도 재발률과 진행률이 높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환자들은 때로 국내 치료의 한계를 넘어 해외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게 된다.

그 가능성 중 하나가 바로 '중입자 치료(重粒子治療)'다. 이 치료는 탄소 이온을 빛의 속도의 약 70%까지 가속하여 암세포에 정밀하게 조사하는 방식이다. 중입자 치료는 기존 방사선 치료에 비해 2~3배 높은 치료 효과, 즉 세포 살상 능력을 보이기 때문에 난치암을 극복하기 위한 '꿈의 암 치료기'라 불리고 있다. 일반적인 X선 방사선치료와의 근본적인 차이는 에너지 방출 방식에 있다. 기존 방사선은 몸 표면에서부터 에너지를 소모하며 암세포에 도달하지만, 중입자는 체내를 통과하는 동안 에너지를 아끼다가 정확히 목표 지점에서 최대치를 방출하고 멈춘다. 이를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고 하는데, 이 특성 덕분에 주변 정상 조직에 가해지는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간암과 담도암에 중입자 치료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간은 호흡에 따라 움직이고 주변에 위와 장, 담낭 같은 주요 장기가 밀착되어 있어 고선량 방사선 조사가 매우 까다롭다. 중입자 치료는 정밀도가 높아 이러한 해부학적 어려움을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다. 또한 중입자선은 산소가 부족한 저산소성 암세포에도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간암과 담도암의 종양 내부는 혈관 분포가 불규칙해 저산소 환경이 잘 형성되는데, 이런 경우에도 중입자 치료는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다.

중입자선 치료는 1994년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에서 처음으로 임상연구가 시작되었으며, 두경부암, 폐암, 간암, 췌장암, 전립선암 등 여러 고형암에 대해 우수한 치료 효과가 입증되어 세계적으로 첨단 암치료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일본에는 7개의 중입자 치료 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며, 수만 명에 달하는 치료 경험이 축적되어 있다. 일본 군마대학병원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은 간암 환자의 경우 2년 국소 제어율이 92.3%였으며, QST의 임상연구에서는 5년 국소 제어율이 81%로 나타났다. 일본 가나가와현립 암센터(i-ROCK)의 자료에 따르면, 단발성 간세포암의 3년 국소 제어율은 86%, 3년 전체 생존율은 82%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담도암 중에서도 특히 담관암은 간과 십이지장을 연결하는 담즙 통로인 담관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발생 위치에 따라 간 안쪽에 생기는 간내 담관암과 간 바깥에 생기는 간외 담관암으로 나뉜다. 간외 담관암 중에서도 간문부(간으로 들어가는 입구 부위)에 생기는 것을 '간문부 담관암', 또는 흔히 '단관암(Klatskin tumor)'이라고 부른다. 이 부위의 암은 해부학적으로 간동맥과 문맥 등 주요 혈관, 간 실질과 매우 가까이 붙어 있어 외과적 완전 절제가 극히 어렵다. 간문부 및 상부 담관암의 경우 중·하부 담관암에 비해 절제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근치적 절제술이 가능한 환자의 5년 생존율 30% 전후, 완치율은 약 20% 정도에 그친다. 특히외과적 절제가 불가능할 경우 생존 기간이 10개월 정도로 매우 불량하다.

담관암의 또 다른 특징은 종양 자체의 성장 속도는 비교적 완만하지만, 해부학적으로 중요한 부위에 발생하기 때문에 예후가 나쁘다는 점이다. 담도 폐쇄는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암이 진단될 때에는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황달이 나타나 병원을 찾으면 이미 늦은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단관암은 수술도 어렵고 기존 방사선치료도 주변 장기 손상 우려로 충분한 선량을 주기 힘들었다. 항암화학요법 역시 담도암에서의 효과는 제한적으로, 담관암에 대한 표준 1차 항암 병합 요법에서도 중앙 생존 기간은 11.7개월 수준에 머문다.

일본의 중입자 치료 시설들은 간내 담관암과 담도암을 주요 치료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 일본의 여러 중입자 치료 시설에서는 간암, 담도암, 췌장암 등 소화기계 난치암을 주요 치료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특히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잔존 종양이 남은 경우에도 치료 적용이 검토된다. 담관 주변의 혈관, 간 실질, 소장 등 민감한 조직에 최소한의 영향을 주면서 종양에만 고선량을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담관암은 방사선 저항성이 있는 편으로 알려져 있는데, 중입자 치료는 고선질·고RBE 특성으로 방사선 저항성 종양이나 저산소성 종양에서도 우수한 국소 제어율과 생존율을 보고하고 있다. X선이나 양성자선은 암세포의 DNA를 한 가닥만 절단하는 반면, 중입자선은 약 3배 이상의 파워로 양쪽 가닥을 모두 절단하기 때문에, 방사선에 잘 반응하지 않는 담관암 세포에도 강력한 살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 방식의 편의성도 빼놓을 수 없다. 기존 방사선치료가 수개월에 걸쳐 30~40회 진행되는 반면, 중입자 치료는 한 달여간 12회 정도면 치료를 마칠 수 있다. 준비 시간을 포함해 한 회 치료에 약 20분이면 충분해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한국중입자암치료연구소 박용준 소장은 “중입자 치료은 모든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것은 아니며, 전이 여부와 병기, 간 기능 상태, 담관 내 금속 스텐트 여부 등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일본 현지에서는 일부 암종에 대해 공보험이 적용돼 환자 본인 부담이 낮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외국인 환자에게는 별도의 비용 체계가 적용된다. 이 부분은 치료를 결정하기 전 충분히 현실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중입자암치료연구소는 이러한 과정 전반, 즉 일본 의료기관과의 연계, 의무기록 번역 및 사전 심사, 현지 체류 지원까지를 돕는 역할을 한다. 간암 또는 담도암, 특히 수술이 어렵다는 말을 들은 단관암 진단 환자와 그 가족이라면, 중입자 치료는 객관적 의학적으로 검증된 정보에 기반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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